“손해배상, 제대로 알고 받자” 15부 : 국가배상①, 공무원의 잘못으로 피해를 입었다면?

14편까지 산업재해 3부작을 마쳤습니다.
이번 15편부터는 새로운 주제, 국가배상을 다뤄보겠습니다.

공무원의 잘못이나 공공시설의 하자로 피해를 입었을 때,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어떻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국가배상이란 무엇인가

국가배상은 공무원이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고의나 과실로 법령을 위반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혔거나, 도로·하천 같은 공공시설(영조물)의 설치·관리에 하자가 있어 손해가 발생한 경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그 손해를 배상하는 제도입니다.

일반 민사상 손해배상과 가장 큰 차이는, 가해자가 사인(私人)이 아니라 국가·지방자치단체라는 점입니다.

2. 국가배상의 두 가지 유형

국가배상법은 책임 발생 원인에 따라 두 가지 유형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인한 배상책임(국가배상법 제2조)과, 도로·하천 등 공공시설의 설치·관리상 하자로 인한 배상책임(국가배상법 제5조)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첫 번째 유형인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를 중심으로 다루고, 영조물 설치·관리 하자는 다음 편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3.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 어떤 요건이 필요한가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국가배상을 받으려면 몇 가지 요건이 함께 충족돼야 합니다.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발생한 일이어야 하고, 그 공무원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어야 하며, 그 행위가 법령을 위반한 것이어야 합니다. 여기에 실제로 손해가 발생했고, 그 손해와 공무원의 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돼야 합니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인정되지 않으면 국가배상 청구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4. 국가에 청구하나요, 공무원 개인에게 청구하나요

원칙적으로 국가배상 청구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합니다.

다만 공무원 개인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판례상 공무원에게 고의나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공무원 개인도 함께 책임을 질 수 있지만, 단순한 경과실에 그친 경우에는 공무원 개인에게는 책임을 묻기 어렵고 국가만 책임을 진다고 보고 있습니다.
공무원이 위축되지 않고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입니다.

5. 배상심의회를 꼭 거쳐야 하나

과거에는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반드시 배상심의회에 배상신청을 거쳐야 하는 필요적 전치주의가 적용됐습니다.

그러나 2000년 국가배상법 개정으로 이 조항이 바뀌어, 지금은 배상심의회를 거치지 않고도 바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임의적 절차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다만 배상심의회를 통하면 소송보다 간이하고 빠르게 결론을 받을 수 있는 경우도 있어, 사안에 따라 먼저 활용해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6. 소멸시효, 너무 늦으면 청구 못 받는다

국가배상청구권에도 소멸시효가 있습니다. 통상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었던 날로부터 5년이 지나면 청구권이 소멸하는 것으로 다뤄집니다. 피해를 인지한 시점과 실제 불법행위 발생 시점이 차이 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시효가 지나기 전에 미리 상담받아 보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7. 실무에서 보는 사례

상담을 하다 보면 “공무원 개인의 잘못인데 왜 국가에 청구하나요”라고 의아해 하는 분들을 볼 수 있습니다.
국가배상 제도의 취지 자체가, 피해자가 자력이 부족한 공무원 개인보다 안정적으로 배상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일차적으로 책임을 지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경찰의 부적절한 초동대응, 공무원의 잘못된 안내로 불이익을 받은 경우처럼, 일상에서 생각보다 다양한 상황이 국가배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모르고 넘어가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8. 자주 묻는 질문

Q. 공무원이 실수로 잘못된 정보를 안내해서 손해를 입었다면 국가배상 대상이 되나요?

공무원의 안내가 직무 범위 내에서 이뤄졌고, 그로 인해 실제 손해가 발생했으며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국가배상 청구를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한 실수인지, 법령 위반에 이르는 과실인지는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Q. 국가배상과 일반 민사소송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나요?

국가배상 청구 자체가 민사소송 절차(또는 배상심의회 신청)로 이뤄지므로, 사안에 따라 국가배상 청구와 별개의 민사상 청구를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Q.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의 잘못도 국가배상 대상인가요?

네, 국가배상법은 국가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도 적용되므로, 지자체 소속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도 동일하게 국가배상 청구의 대상이 됩니다.


※ 이 글은 관련 법령과 실무를 바탕으로 한 일반 정보이며, 개별 사안의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자세한 사항은 법률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다음 16편에서는 국가배상의 또 다른 유형인, 도로나 시설물 같은 영조물의 설치·관리상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을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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